‘꽈당 투혼’ ‘여자친구’ 탄력 받나?

지난주 ‘꽈당 투혼’으로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걸그룹 ‘여자친구’가 이번 주 차트에서 역주행해 8위로 올라왔다. 전주 대비 무려 16계단이나 상승했다. 작년 EXID의 ‘하니 직캠’ 이후 11개월 만에 직캠으로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두 번째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칼럼에서는 화제의 걸그룹 ‘여자친구’의 데뷔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활동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보고, 과연 ‘꽈당 투혼’ 직캠을 통한 대중의 관심이 향후 여자친구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예상해 보도록 하자.      
 

위 그래프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올해 1월 15일에 출시한 데뷔곡 ‘유리구슬’과 7월 23일에 발매한 두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의 음원 순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데뷔곡 ‘유리구슬’의 경우 출시 직후 곧바로 순위가 하락하는 전형적인 음원 매출 패턴을 보였으나, 9주차(3월 둘째주)에 26계단 순위가 상승하는 차트 역주행을 한차례 경험하며 신인 걸그룹의 데뷔곡 치고는 상당기간 50위권 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두 번째 미니 앨범에 수록된 ‘오늘부터 우리는’의 순위 변화 추이는 데뷔 당시와는 다르게 20위권 내외에서 횡보하는 모양새로 데뷔 이후 대중의 인지도와 팬덤이 쌓인 결과로 판단된다. 




위 그래프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첫 번째 미니 앨범 ‘Season Of Glass’와 두 번째 미니앨범 ‘Flower Bud’의 음반 판매량을 비교한 것이다. (집계기간 1집 1~6월, 2집 7~9월) 

데뷔 앨범 발표 이후 6개월 만에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의 판매량이 1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빠른 속도로 팬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걸그룹 앨범 중 포미닛의 ‘Crazy’가 2만 1천여 장, EXID의 ‘AH TEAH’가 1만 5천여장, 미스에이의 ‘Colors’가 1만여 장의 판매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여자친구’의 음반 판매량 1만 장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걸그룹 ‘여자친구’의 다음 공식 팬카페 회원 수 역시 두 번째 앨범 출시 무렵인 7월 23일에 8천100여명에 불과했던 것이 9월 16일 확인결과 1만 4천700여명으로 크게 증가해 ‘여자친구’의 앨범 판매량 증가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팬덤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그래프는 지난 9월 5일 여자친구의 ‘꽈당 투혼’이 있던 날을 전후해 순위 변화 추이를 나타낸 것인데, ‘꽈당 투혼’이 있던 바로 다음 날인 6일부터 순위가 급상승하며 10위권 내로 진입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걸그룹 ‘여자친구’가 직캠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그간 차트 역주행으로 스타의 반열에 오른 ‘EXID’나 ‘크레용팝’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팀의 역주행과 ‘여자친구’의 역주행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EXID’나 ‘크레용팝’의 경우 순위가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 역주행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상승 여력이 많이 남아 있었던 반면, ‘여자친구’는 20위권대에서 역주행을 시도했기 때문에 이 상승세를 지속시키기에는 10위권 내에 경쟁 곡들이 너무 많다. 실례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와 ‘CNBLUE’, ‘러블리즈’ 등의 신곡 출시가 있었던 지난 14일에는 11위로 순위가 다소 밀리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따라서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의 경우는 최상위권으로의 추가 상승은 힘들어 보이지만, 상승 탄력이 횡으로 퍼지며 20위권대에서 상당기간 롱런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EXID’나 ‘크레용팝’과 ‘여자친구’의 역주행이 다른 또 다른 이유는 빗물에 젖은 무대 위에서 넘어진 것은 원래 예정된 퍼포먼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현재 SNS상에 퍼지고 있는 ‘여자친구’의 ‘꽈당 투혼’ 직캠 동영상 조회 수가 증가하는 주된 요인은 예정에 없던 이 우발적 무대 위의 사고에 대한 대중의 관심 때문이지 ‘여자친구’의 예정된 퍼포먼스를 보기 위함이 아닌 것이다. 

‘EXID’나 ‘크레용팝’의 경우 포인트 안무를 따라 하는 연예인과 일반인이 생산해 내는 커버 콘텐츠가 줄을 이었고, 이 콘텐츠들이 다시 원곡과 시너지를 내며 원곡이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은 포인트 안무가 부재하고 딱히 대중들이 해당 곡을 커버할 만한 동기유발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자친구의 이번 ‘꽈당 투혼’ 직캠 영상은 해당 음원을 최상위권으로 밀어 올릴 만큼의 대중적 파급효과는 이끌어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번 직캠이 단순 해프닝에 그치더라도 대중의 머릿속에 ‘여자친구’라는 걸그룹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효과는 충분했다. 또한, ‘여자친구’는 올 초에 데뷔한 걸그룹 임에도 불구하고 음원 매출과 음반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놓고 볼 때, 지금 걸그룹 ‘여자친구’에게 집중되고 있는 대중의 관심은 어쩌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가 아닌 준비된 자에 찾아온 기회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다만 이번 여자친구의 ‘꽈당 사건’이 사고가 아닌 ‘투혼’이나 ‘프로정신’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은 다소 우려스럽다. 작년 AOA의 ‘초아’가 행사 도중 넘어진 이유도 빗물에 의한 사고였다는 점은 가수들의 무대 위 안전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왜 유독 신인 걸그룹이 빗물에 잘 미끄러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정상급 걸그룹이 아니라서 주최 측의 배려가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빗길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한지 꼭 1년이 지났다. 치열한 걸그룹의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보고 달리는 걸그룹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벨트는 채워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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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우 

<글쓴이 약력>
데이터 저널리스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출강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Cultural Management & Policy (M.E.)
Indiana State University, Music Business (B.S.)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https://www.facebook.com/musicbusinesslab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ㅣ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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