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부를 만한 노래가 없네?


벌써 11월 중순이다. 2016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연말 시즌은 송년회 같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성격의 모임이 많아 노래방 이용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조만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래방을 찾게 될 텐데, 올 송년회에서는 과연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4년간 노래방(태진) 이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래방 애창곡과 선곡의 특징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위 그래프는 2015년도 월별 노래방 음원 사용량 추이를 나타낸 것인데, 연말에는 평소에 비해 음원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각종 연말 모임 등의 이유로 노래방 이용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위 그래프는 2015년 12월 월간 노래방 음원 순위를 나타낸 것이다. 오혁의 ‘소녀’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1위와 4위를 차지했는데, 두 곡 모두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라는 특징이 있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슈퍼스타K 또는 K팝스타 같이 연말에 방영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속 참가곡이 12월 노래방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었다. 예를 들어 2014년 ‘신촌을 못가’(슈퍼스타K), ‘사랑에 빠지고 싶다’(K팝스타), 2013년 ‘먼지가 되어’(슈퍼스타K), 2012년 ‘서쪽하늘’(슈퍼스타K) 등이 12월 노래방 차트 5위권 내 랭크 됐었다.  

그러나 2015년 12월 노래방 차트에서는 오디션 관련 노래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인기 드라마 OST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에 들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주춤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올해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연말 노래방 차트 역시 오디션 관련 음원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노래방 차트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인기 드라마 OST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매년 고정적으로 상위권에 랭크되는 노래들도 있다. 위 표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12월 노래방 애창곡 중 20위권 내에 중복해서 랭크된 곡들을 정리한 것이다. 

조사기간 중 20위권에 4번이나 오른 노래로는 이지의 ‘응급실’, 박효신의 ‘눈의 꽃’, 빅마마의 ‘체념’이 있다. 3회 랭크된 곡으로는 임창정의 ‘소주한잔’, 김범수의 ‘보고 싶다’, 나얼의 ‘바람기억’,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가 있으며, 그 외 애창곡으로는 박효신의 ‘야생화’, 소찬휘의 ‘Tears’, 버즈의 ‘가시’, 임재범의 ‘너를 위해’,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등이 있다. 이 곡들은 사실 12월뿐만 아니라 매월 시즌을 가리지 않고 애창되는 곡이기도 하다.   

위 표의 스테디셀러 전체 13곡 중 남성 보컬 곡은 10곡, 여자 보컬 곡은 3곡으로 여성 보컬 곡에 비해 남성 보컬 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참고로 2015년 12월 노래방 차트 100위권 내에 여성 보컬 곡은 27곡으로 남녀 곡 성비가 약 7:3 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이와 같은 결과는 연말 노래방 이용자 중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로 볼 수 있겠다. 
 

위 그래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노래방 차트 400위권 내에 랭크된 당해 연도 발표 곡 수를 비교한 것인데, 해마다 400위권에 랭크되는 신곡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음악시장을 소비의 용도에 따라 세분화하면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같은 감상용 음악시장과 노래방 같은 참여형 음악시장, 그리고 음악 소비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BGM 시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노래방 음악시장은 전통적으로 감상용 음악시장과는 달리 구곡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위 그래프가 시사하는 바는 노래방 시장의 구곡 의존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최근 들어 감상용 음악시장에서 랩/힙합 음원의 점유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발라드 음원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쇼미더머니와 인기 음악장르의 변화" 칼럼 참조 2016년 6월 30일자) 

아무래도 노래방 시장의 경우 랩/힙합 곡보다는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발라드 위주의 선곡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5년 100위권 연간 디지털 차트 내 랩/힙합 음원은 27곡이었지지만, 같은 해 연간 노래방 차트 100위에 오른 랩/힙합 음원은 단 9곡에 불과했다. 또한 2015년 연간 노래방 차트 100위권 내 발라드 장르의 곡은 50곡으로 딱 절반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최근 4년간 노래방 차트 데이터를 통해 주요 애창곡과 노래방 선곡의 특징 등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은 노래가 있는가 하면, 그때그때 히트곡들이 노래방 차트에서 반짝 인기를 끈 경우도 꽤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디지털 차트에서 나타나고 있는 랩/힙합 장르의 강세가 노래방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점 역시 꽤 인상적인 조사결과로 볼 수 있겠다. 아무쪼록 이번 칼럼 내용이 올 연말 송년회를 앞둔 독자 분들께 유익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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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글쓴이 약력>
1990년대 말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CT 대학원에서 Cultural Management & Policy 석사학위를 받았다. 음악업계에는 1999년에 처음 입문하였으며 2009년에는 KT뮤직에서 차장 지냈다. DSP미디어 ‘카라프로젝트’ 전문심사위원과 Mnet ‘레전드 100송’ 선정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의위원, ‘SBS 인기가요’ 순위 산정방식을 설계할 때 알고리즘 자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 음악전문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대표 저서로는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이 있다.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https://www.facebook.com/musicbusinesslab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ㅣ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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