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6 유희열 심사 옳았나?

(사진 출처 : SBS 'K팝스타' 홈페이지)

 


지난 2월 12일 방영된 K팝스타6 걸그룹 배틀 오디션에서 고아라, 김혜림, 크리샤 츄가 팀을 이룬 ‘YG걸스’가 ‘JYP원스’를 꺾고 TOP 10에 직행했다. 두 팀에 대한 최종 심사를 맡은 안테나의 유희열은 50대 50의 승부이며 “개인의 취향도 약간 담겨 있다”라며 YG걸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방송이 끝난 후 인터넷상에서는 YG걸스의 손을 들어준 유희열의 심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잘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로 필자가 보기에는 전자의 반응이 다소 우세해 보인다.  

양현석 심사위원은 JYP원스의 퍼포먼스에 대해 “세 명이 뭉쳤을 때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무대에서 그들이 한 것에 벗어나서 본인들이 더 잘하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미쓰에이의 범주 안에 있는 느낌이었다”라며 다소 실망스러운 평가를 했다. 

반면, 박진영은 “미쓰에이가 몇 년간 준비해서 한걸, JYP원스가 몇 주 만에 비슷하게라도 한 건 기적”이라며 양현석의 심사평에 반박하는 듯한 평을 하기도 했다. 

유희열은 왜 YG걸스의 손을 들어 주었을까? 

첫번째 이유는 유희열이 YG걸스와 JYP원스 멤버 모두를 살리기 위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배틀 오디션에서 패한 JYP원스 멤버 이수민, 전민주, 김소희 세 명의 연습생 기간은 각각 5년, 8년, 3년으로 모두 더하면 16년이다. 

국내 아이돌 그룹 표준 전속 계약서가 7년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연습생 기간을 고려한 이들의 실력은 이미 현역 걸그룹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아마도 유희열은 이 부분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최종 발표에 앞서 유희열은 "패한 팀은 각자 개인 무대로 2위 재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말을 두 번 반복하며 마치 자신의 결정에 대해 복선을 까는 듯하기도 했는데, 유희열 입장에서 멤버 개인별 경쟁력이 YG걸스(연습생 기간 크리샤츄 1년, 김혜림 3년, 고아라 10개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JYP원스가 TOP10까지 각자도생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추정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섹시 컨셉이 주는 착시효과를 완전히 걷어내고 유희열이 심사했을 가능성이다. YG걸스와 JYP원스 모두 무대에서 섹시한 컨셉을 선보였지만, 신체적 조건이나 의상 등에 있어서 JYP원스가 좀 더 강하게 섹시 컨셉을 어필했다. 

국내 걸그룹 컨셉은 귀여움, 청순, 걸크러쉬, 섹시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섹시 컨셉의 특징은 타 컨셉에 비해 단기간 내에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걸그룹 시장은 섹시 컨셉이 주를 이루기도 했었다. 그러나 섹시 컨셉은 두 번 세 번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쉽게 질릴 수 있고, 또한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칫 ‘섹시컨셉의 함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걸그룹도 왕왕 있었다. 

섹시 컨셉이 단시간 내에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섹시 컨셉이 가미될 경우 실제 퍼포먼스 보다 20~30%가량 더 화려해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다시 시청자의 입장에서 두 팀의 대결 무대를 떠올려보면, 귀여운 이미지가 강한 YG걸스에 비해 섹시한 퍼포먼스로 강한 인상을 남긴 JYP원스에게 즉각적인 시청자의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대중이 생각하는 걸그룹의 표준적인 모습과 JYP원스가 많이 닮아 있기 때문에 이들이 좀 더 프로페셔널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유희열은 이러한 섹시 컨셉이 주는 착시효과와 걸그룹 표준이 주는 익숙함을 걷어내고 심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프로듀스101이라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정상급 걸그룹으로 성장한 아이오아이의 사례처럼, K팝스타6 역시 프로젝트성 걸그룹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YG걸스와 JYP원스 두 팀이 실제 데뷔 한다면 누가 더 시장성이 있을까? 
필자는 위 질문에 있어서 만큼은 유희열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 걸그룹 시장의 트렌드를 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았던 섹시 컨셉 걸그룹들이 대거 사라지고, 귀엽고 청순한 컨셉의 걸그룹들로 그 흐름이 바뀌었다.  

 
위 그래프는 매년 발표하는 연간 가온차트 걸그룹 리뷰 종합 10위권에 오른 걸그룹들의 무대 컨셉을 조사한 것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상위 10위권 내 6팀이 섹시 콘셉트를 유지했으나 2016년에는 세 팀으로 그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섹시 컨셉의 양적 감소와 더불어 주목할 부분은 섹시 컨셉 걸그룹들이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트와이스와 여자친구, 아이오아이 같은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의 걸그룹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YG걸스 멤버들의 이미지가 최근 걸그룹 트렌드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요즘은 차갑고 섹시한 이미지보다는 쉽게 다가가 말을 걸 수 있을 법한 편한 이미지의 걸그룹이 팬덤 확보에 유리하다.  

결론적으로 K팝스타6 걸그룹 배틀 오디션에서 유희열이 내린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진 않았으나, 데뷔를 염두에 둔 장기적 판단으로는 그의 결정이 옳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K팝스타’라는 프로그램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타성’에 방점을 두었을 때, ‘스타’의 필수 조건인 팬덤 확보에 좀 더 유리한 YG걸스가 승자가 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끝으로, 지난 칼럼에서 여러 번 구체적인 데이터를 들어 국내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기성 가요계에 젊은 피를 공급하고 활력을 불어 넣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한 바 있다. 또한, 이번 K팝스타6부터 연습생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음악과 볼거리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의 시선을 다시 한번 끌어 모을 수 있는 좋은 시도인 것으로 평가 할 수 있겠다. 제작진의 입장에서 물론 당초 계획대로 박수 칠 때 떠나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시즌 연장에 대해 진지한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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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글쓴이 약력>
 
1990년대 말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CT 대학원에서 Cultural Management & Policy 석사학위를 받았다. 음악업계에는 1999년에 처음 입문하였으며 2009년에는 KT뮤직에서 차장 지냈다. DSP미디어 ‘카라프로젝트’ 전문심사위원과 Mnet ‘레전드 100송’ 선정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의위원, ‘SBS 인기가요’ 순위 산정방식을 설계할 때 알고리즘 자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 음악전문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대표 저서로는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이 있다.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https://www.facebook.com/musicbusinesslab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ㅣ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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