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공개 시간, 뭣이 중헌디?


지난 2월 실시간 차트 개편 이후 음원시장에서 자정 출시가 사라지고 오후 시간대에 음원을 발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대중성이 강한 가수들은 정오에, 팬덤이 있는 가수들은 오후 6시에 주로 음원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오후 6시는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이 음원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하굣길 팬덤을 공략해 차트 진입 시 초기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시간 차트 개편이 있었던 지난 2월 말 이전, 자정 출시가 가능했던 시기에 발표된 음원들과 그 이후에 발표된 음원들의 이용량을 비교하여, 이들 간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와 음원별 유불리를 케이스별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위 그래프는 지코가 2016년 11월 28일(월) 0시에 발표한 ‘BERMUDA TRIANGLE’과 2017년 4월 13일(목) 오후 6시 출시한 ‘She`s a Baby’의 초기 3일간 음원 이용량을 비교한 것이다. 

‘She`s a Baby’는 전작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시간 동안의 음원 이용량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BERMUDA TRIANGLE’에 비해 2% 낮은 1일차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일차부터는 물리적 시간 제약 때문에 반영되지 못했던 대기수요가 몰리면서 전작보다 28% 증가한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3일차부터는 다시 ‘BERMUDA TRIANGLE’과  ‘She`s a Baby’의 이용량 격차가 좁혀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한 그래프의 형태는 두 음원의 자체 경쟁력이 어느 정도 엇비슷한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지코의 경우 발매 후 7일간 이용량 비교에서 ‘She`s a Baby’가 ‘BERMUDA TRIANGLE’에 비해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오후 6시보다는 정오에 음원을 공개해 1일차 음원 이용 시간을 좀 더 늘려 주는 편이 각종 국내 주간 단위 차트 성적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위 그래프는 트와이스가 2017년 2월 20일(월) 0시에 출시한 ‘KNOCK KNOCK’과 2017년 5월 15일(월) 오후 6시에 출시한 ‘SIGNAL’의 초기 3일간 음원 이용량을 비교한 것이다. 

‘SIGNAL’이 ‘KNOCK KNOCK’에 비해 초기 낮은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후 3일차까지 그래프 상에서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차에 -14%, 2일차에 -18%, 3일차에 -24% 이용량이 감소하며 점차 두 음원의 이용량 간극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7일간 누적 이용량 비교에서는 ‘SIGNAL’이 ‘KNOCK KNOCK’에 비해 14% 적은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트와이스는 앞서 살펴본 지코의 케이스와는 달리 2일차에 이용량 역전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2~3일차로 갈수록 두 음원 간 이용량 간극이 더 벌어진 점과 주 중 음원 이용량이 많은 같은 월요일에 공개된 점을 감안하면, 음원 자체의 경쟁력 변화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트와이스는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갖춤 팀으로 정오 또는 오후 6시에 관계없이 음원을 출시해도 무방한 경우로, 음원 출시 시간대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일정 부분 전작에 비해 초기 대기 수요가 줄어든 측면과 콘텐츠의 질적 변화가 문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위 그래프는 여자친구가 2016년 7월 11일(월) 0시에 발표한 ‘너 그리고 나’ 와 2017년 3월 6일(월) 오후 12시에 공개한 ‘FINGERTIP’의 초기 3일간 음원 이용량을 비교한 것이다.

1일차에 -19%, 2일차에 -31%, 3일차에 -40% 음원 이용량이 감소하며 두 음원의 이용량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간 누적 이용량 비교에서는 ‘FINGERTIP’이 ‘너 그리고 나’에 비해 33% 줄어든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자친구의 경우 최근 팬카페(다음) 회원 수가 7만 2천 명에 달하는 등 팬덤이 성장하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팬덤보다는 대중성이 강한 팀으로, 이 때문에 제작사(유통사) 측에서 오후 12시 공개를 추진 한 것으로 보인다.  

여자친구 역시 앞서 살펴본 트와이스의 경우와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2일차 음원 이용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요 원인은 트와이스의 케이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콘텐츠의 질적 변화, 초기 대기 수요의 감소를 꼽을 수 있겠다. 딱히 음원 출시 시간대 선정의 문제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 그래프는 언니쓰가 2016년 7월1일 (금) 0시에 발표한 ‘shut up’과 2017년 5월12일(금) 오후 12시에 공개한 ‘맞지?’ 의 초기 3일간 음원 이용량을 비교한 것이다. 

1일차에 32%, 2일차에 59%, 3일차에 70% 음원 이용량이 증가하며 두 음원의 이용량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간 누적 이용량 비교에서는 ‘맞지?’ 가 ‘shut up’에 비해 54% 증가한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언니쓰의 경우 앞서 살펴본 트와이스, 여자친구의 경우와는 달리, 기존 음원에 비애 12시간이 적은 1일차 이용량 집계에서 전작을 뛰어넘는 음원 이용량을 기록했고, 2~3일차로 갈수록 그 격차가 크게 벌여져 트와이스, 여자친구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결과는 좋은 의미에서 콘텐츠의 질적 변화, 초기 대기수요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진단할 수 있겠다. 언니쓰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성 걸그룹으로, 방송 이슈를 활용해 발매 초기 대중적 노출 시간을 극대화한 오후 12시 공개가 바람직했고 그 결과 역시 기대를 충족시켰던 것으로 판단된다. 

 

위 그래프는 싸이가 2015년 12월1일(화) 0시에 발표한 ‘DADDY’과 2017년 5월10일(수) 오후 6시에 공개한 ‘I LUV IT’ 의 초기 3일간 음원 이용량을 비교한 것이다. 

1일차에 -15% 감소, 2일차에 15%, 3일차에 11% 증가한 음원 이용량을 나타냈다. 7일간 누적 이용량 비교에서는 ‘I LUV IT’이 ‘DADDY’에 비해 10% 증가한 음원 이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앞서 살펴본 지코의 그래프와 유사하게 2일차에 음원 이용량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3일차 이후 10%가량 ‘I LUV IT’이 전작 ‘DADD’Y에 비해 높은 이용량을 나타냄에 따라, 지코의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1일차 물리적 음원 이용량 감소를 2일차에 만회한 경우로 볼 수 볼 수 있겠다. 

싸이가 팬덤이 강한 가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에 음원을 공개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며, 오히려 낮 12시 공개를 했었더라면 1일차 음원 이용량 증가에 도움이 되고 각종 주간 단위 차트 성적 반영에도 유리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총 5팀의 음원 출시 사례를 놓고 실시간 차트 개편 이전과 이후 음원 이용량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더 많은 음원 출시 사례가 있긴 하나, 대체로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2일차 음원 이용량 역전현상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실시간 차트 개편 이후 오히려 초기 음원 이용량이 전작에 비해 증가한 경우, 3분류로 압축되기 때문에 케이스 공개는 더 이상 않겠다.  

결과적으로 실시간 차트 개편 이후 정오 또는 오후 6시 음원 출시가 음원 이용량 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음원이 갖고 있는 자체 경쟁력에 따라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음원 발매시 조금이라도 유리한 출발점을 선점하려는 제작사 및 유통사의 마케팅적 노력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너도 나도 1위를 차지했다는 ‘1위 마케팅’과 자리 선점을 위한 과도한 눈치 싸움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음원 시장은 자리싸움과 눈치싸움이 치열한 단거리 쇼트트랙 경기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첫 코너를 돌기 전 유리한 자리를 선점해야만 결승선에 먼저 들어올 수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지난주 칼럼에서 살펴보았듯이, 볼빨간 사춘기의 차트 롱런은 초기 스타트 포인트 경쟁과는 무관한 자신만의 레이스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프레임과 인식의 변화를 통해 음악시장이 순위 중심의 단거리 쇼트트랙 경기가 아닌 기록 중심의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로 나아감과 동시에, 전술적 마케팅 테크닉의 한계를 인지하고 콘텐츠 본연의 중장기적 경쟁력 향상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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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글쓴이 약력>   
 
1990년대 말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CT 대학원에서 Cultural Management & Policy 석사학위를 받았다. 음악업계에는 1999년에 처음 입문하였으며 2009년에는 KT뮤직에서 차장 지냈다. DSP미디어 ‘카라프로젝트’ 전문심사위원과 Mnet ‘레전드 100송’ 선정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의위원, ‘SBS 인기가요’ 순위 산정방식을 설계할 때 알고리즘 자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 음악전문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대표 저서로는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이 있다.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https://www.facebook.com/musicbusinesslab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ㅣ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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