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과 버벌진트의 반전 인기, 왜 힙합인가

요즘 들어 가요계는 아이돌 아니면 인디 뮤지션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다. 그 만큼 이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이들 앞에는 ‘대세’라는 수식어가 붙곤 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MBC 예능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출연 가수들 정도였다. 결국 젊은 신인들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이나 인디 외에 중견이라는 딱지가 붙은 ‘나가수’ 출신 가수들만 주목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가요계의 추세에 최근 돌파구가 생겼다. 바로 힙합이다. 물론, 지금까지 힙합 아티스트들의 대중적인 인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힙합 태동기의 드렁큰타이거를 시작으로 조PD, 에픽하이 등 기라성 같은 스타 힙합 아티스트들이 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사이 가요 시장은 상전벽해가 됐다. 디지털 싱글로 대표되는 음원을 중심으로 빠른 소비와 유행을 특징으로 하는 단기 소비성 음악들이 넘쳐났다. 그와 동시에 이러한 음악을 주로 선보이는 걸그룹들이 가요 시장을 사실상 점령했다.

여기에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음악세계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수요를 갖고 있는 인디 뮤지션들도 활발히 진출해 가요시장을 양분했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것이 바로 ‘나가수’ 가수들이었다. 이들은 본인의 곡은 아니지만 ‘나가수’ 경연에서 선보인 미션곡들을 불러 음원으로 출시,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이 때문에 보통의 솔로 가수나 팀, 혹은 5∼6년차 실력파 가수들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일견 그런 듯 보였다. 하지만 리쌍과 버벌진트가 새로운 음악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리쌍은 지난달 일곱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해 선공개 곡은 물론, 타이틀곡과 수록곡 전곡을 차트 상위권에 진입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 어떤 아이돌 그룹도 요 근래 해내지 못한 결과물이었다.
선공개곡 ‘TV를 껐네...(Feat. 윤미래, 권정열)’로 시작된 가요계 ‘리쌍 열풍’은 기현상에 가까웠다. 타이틀곡 ‘나란 놈은 답은 너다(Feat. 하림)’는 물론, 다양한 수록곡들이 모두 차트에 차례대로 진입해 리쌍의 음원으로 차트가 도배된 것.

일찌기 음원 시장으로 가요 시장이 바뀌면서 사라졌던 차트 석권을 리쌍이 부활시킨 셈이다. 차트 석권이 힘들어져 2NE1 같은 경우, 수록곡을 차례대로 한 곡씩 공개할 정도로 순위 지키는 것조차 버거운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힙합계의 지각변동이라 할 만한 상황이 펼쳐졌다. 신흥 힙합 강자가 곧바로 치고 나온 것. 바로 버벌진트다. 독특한 노랫말과 사상뿐만 아니라 색깔 있는 음악적 스타일로 최근 유희열에 이어 새로운 ‘감성 변태’로 급부상하고 있던 버벌진트다.

지난 31일 네 번째 정규앨범 ‘고 이지’를 발표한 버벌진트는 타이틀곡 ‘좋아보여’를 온라인 음원차트와 오프라인차트, 힙합차트까지 1위에 올렸다. 역시 100위권안에 10곡을 동시에 올려놓았다. 힙합 마니아 외에 대중적 인지도에서 리쌍에게는 밀리는 힙합 아티스트로서는 다소 의외다.

물론,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버벌진트가 한수 위의 평가를 받는다. 힙합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사이트인 힙합플레이야 차트에서 오히려 예약판매만으로 판매 1위에 오른 버벌진트다. 더구나 이 곡은 인디뮤지션인 검정치마가 피처링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리쌍과 버벌진트의 이같은 반전 인기는 가요계 생태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상 방송이나 이를 등에 업은 아이돌만 득세하던 가요계에 자신만의 음악적 감성과 노랫말로 대중의 마음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뮤지션들이 힙합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기에 앞으로 가요계의 미래가 밝다고도 할 수 있다.

힙합은 길거리 흑인들의 읊조림에서 시작됐다. 이제 우리 사회의 여러 대중에게 이러한 힙합 뮤지션들의 읊조림이 공감을 사고 있다. 단순한 루저 정서가 아닌, 색다른 것에 대한 취향이 생겨나고 국내 가요계는 더욱 다양한 스펙트럼을 쌓게 된 셈이다.

한준호 기자(tongil77@sportsworldi.com)

한준호 기자 ㅣ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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