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기계
















가수 박경의 트윗으로 가요계는 다시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사재기 논란이 있었을 때에도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 조사를 벌였지만 "음원 사재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음악 스트리밍 업체에서도 "비정상적 이용은 없다" 라는게 공식 입장이다.  

최근 보도된 여러 건의 사재기 브로커 제안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사재기 후 의심을 사지 않을만한 가수를 섭외하고, 일종의 알리바이를 만들고, 작품의 내용에도 관여하는 등 나름 치밀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이쯤 되면 가요계에 사재기가 실존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사고일 것이다)

그들이 이 정도의 치밀함이라면 사재기 방법 역시 하나의 계정에서 특정 곡을 집중적으로 구매하기보다는 비사재기 음원도 끼워넣어, 마치 정상적인 '인간의 소비' 행위로 위장해 관련 부처의 조사에 혼선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사재기 문제를 풀어내는 관점을 비정상적 음원 사용 패턴을 찾아내는 것에서 '인간의 소비'와 '기계의 소비'를 구분해 내는 이분법적 사고로 프레임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심플한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음악 사이트에서 음악을 소비하는 프로세스에 인간은 할 수 있고, 기계는 할 수 없는 과정을 추가하는 것이다.

캡차(CAPTCHA) 
캡차는 인터넷 사용자가 사람인지 기계인지를 판별하는 기술인데, 인터넷 사용자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맞닥뜨렸을 것이다.  
 *최근 위와 같은 2D 방식의 캡차가 인공지능의 발달로 무력화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해독에 더 많은 알고리즘이 필요한 3D 방식의 캡차가 그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구글의 경우 기존의 캡차 대신 유저의 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고 점수화해 사람과 기계를 구분하는 방법을 지난해 발표했었다. (reCAPTCHA v3)

캡차(CAPTCHA)를 이용한 사재기 방지 대책은 2019년 2월에 가온차트 칼럼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사실 이 방법은 사용자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에 음원사이트에서는 실제 적용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 가요계는  차트에 대한 불신과 가수 동료 간의 불신이 만연한 상태이다. 대중은 음원차트를 믿지 못하고, 가수들 사이에서는  명예훼손으로 법적 고소를 진행 중에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중의 의혹과 가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서킷브레이커
주식시장에는 주가가 급등 하거나 급락 할때 주식매매를 일시에 중단 시키는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있다. 
"만약 음원차트에도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있다면 위와 같이 점유율이 급등하는 음원에 대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을 만하다." -2019년 2월 가온차트 칼럼 중-

서킷브레이커 역시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점유율이 급등하는 곡에 실시간 캡차를 적용해 인간과 기계를 구별하자는 취지였다. 

   
또한,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실시간 차트 프리징을 주장한 바 있으며 이는 실제 음원사이트에 적용되기도 했는데, 지금의 프리징 설정 시간은 사재기를 방지하기에는 효과가 낮은 시간대로 생각된다. 원안대로 트래픽이 가장 몰리는 출퇴근 시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좀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사재기 문제는 현재 외신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안으로,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KPOP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 아울러, 글로벌 음악스트리밍 업체의 국내 진출이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음원 사재기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음악 소비자들의 차트 불신이 서비스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논의 방향은 비정상적 트래픽 조사로 시간을 끄는 것 보다,  사재기 업자들보다 한발 앞서 이들의 행위를 제압하는 쪽으로 진행되는 것이  실효성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글: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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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약력>
 
1990년대 말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CT 대학원에서 Cultural Management & Policy 석사학위를 받았다. 음악업계에는 1999년에 처음 입문하였으며 2009년에는 KT뮤직에서 차장 지냈다. DSP미디어 ‘카라프로젝트’ 전문심사위원과 Mnet ‘레전드 100송’ 선정위원, 가온차트 K-POP어워드 심사위원,엠넷 MAMA 심사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의위원, ‘SBS 인기가요’ 순위 산정방식을 설계할 때 알고리즘 자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 음악전문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대표 저서로는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이 있다.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https://www.facebook.com/musicbusinesslab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ㅣ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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