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를 장식한 슈스케3! 정체성 찾아가는 위탄2!

오디션 열풍의 키워드는 ‘감동’과 ‘기적’이다. 수만 명의 오디션 도전자들에게 ‘오디션’은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는 장(場)이자, 꿈의 최상 단계로 수직 상승 할 수 있는 사다리와 같다.

영국의 핸드폰 영업사원인 폴 포츠가 무대에 올랐을 때 심사위원들은 그가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만 해도 별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다. 폴 포츠가 노래를 시작하자 감동이 일었고, 그 순간 폴 포츠는 기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우승자가 되어, 그리고 기적의 주인공이 되어 세계 투어를 다닐 만큼 인기스타가 되었다.


 ‘기적을 노래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2011년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는 그 말대로 ‘기적을 노래’한 울랄라세션의 노래로 끝이 났다.

감동은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팩트’일 때 깊이와 울림이 배가되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슈스케3는 본의 아니게 ‘감동’을 만들어냈다. 슈퍼위크에 들어가면서 울랄라세션의 리더인 임윤택이 현재 위암 4기의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목숨 걸고’ 노래하는 그의 무대는 감동이 되었다.

그저 패션 스타일로만 보였던 빡빡 민 머리가 항암치료의 흔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리고 그가 왜 처음부터 이 사실을 숨겼는지가 알려지는 순간, 울랄라세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감동으로 변환되었다. 이러한 감동과는 별개로 그들의 실력 또한 그들의 숨겨진 재능이 미처 드러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정도로, 타 오디셔너들을 능가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막강한 실력을 갖춘 특정 오디셔너 때문에 결과가 점쳐지는 건 흥행에는 그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7주간의 생방송 무대에서 울랄라세션은 매주 기적을 만들어냈다. 심사위원들의 점수만으로 우선 합격 되는 슈퍼세이브로 3번 연속으로 살아남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슈퍼세이브가 유효한 라운드는 생방송 첫 주부터 4주까지였다. 그 4번의 기회 중 3번을 따낸 것이다.

바로 이때부터 슈스케3는 이미 우승감이 점쳐졌고 이에 따라 긴장감도 떨어지고 재미 또한 덜해지는 듯 했다. 마지막 복병이었던 크리스티나의 탈락 이후에는 슈스케3의 이슈가 될 만한 점은 모두 제거되었고 긴장감은 더욱 상쇄되었다.

작년의 파이널 무대에서 엎치락 뒤치락 했던 존박과 허각의 대결구도는 올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문자투표를 통한 높은 지지도를 업고 파이널 무대까지 살아남은 버스커버스커도 그 인기만으로는 우승자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올해 슈스케3도 막강한 실력자들과 매주 화려한 경연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단지, 울랄라세션이 너무나 강했을 뿐이다. 금요일 밤 11시는 막강한 실력으로 무장된 그들이 왜 15년 간이나 무명 속에 있었는지, 우리 가요계를 뒤돌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다.


대결 구도가 약해져서인가? 오히려 올해는 슈스케3보다는 MBC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이 더욱 기대가 된다.

위탄2는 그 시작부터 슈스케3에 밀려 도전자들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중에서 몇몇 눈에 띄는 오디셔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긴 했지만 공중파 방송의 여러 한계점이 드러나면서 방송 자체는 높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해 가며, 그리고 최근 멘토 스쿨이 시작되면서 매회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슈스케3의 경우, 슈퍼위크에 들어가면서부터 오히려 그 합격 불합격 오디셔너들이 쉽게 갈려 호기심을 잃었지만 위탄2는 바로 이러한 반전 때문에 더욱 그 재미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오디셔너들을 응원하고 심사하는 멘토들의 태도가 감동을 만들고 있다.

지난 주 방송에서는 박정현의 멘티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가를 맛보게 했다.

푸니타, 김주현, 박영삼 오디셔너들이 부른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의 각기 다른 버전은 세 곡 모두 나름대로의 컨셉과 고른 완성도를 보여준 다채로운 무대였다. 3인3색 버전을 한 무대에서 들은 멘토들의 진정성 있는 경탄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켰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재미를 안겨주었다.

특히나 지난 번 방송에서 박영삼을 두고 윤일상은 멘토 박정현에게 “어떤 부분을 보고 합격시켰냐”고 했던 가혹한 의문을 사과하며 자신이 했던 평가에 책임을 지는 그야말로 ‘멘토’다운 모습도 보여 주었다.

‘위대한 멘토’들은 회를 더 할수록 빛을 내고 있다. 그들의 평가와 다독임을 보며 우리는 ‘그들도 우리처럼’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 또한 실수와 노력, 눈물로 점철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들의 질타에는 무심코 던지는 비난이 아닌 무거운 책임감이 깃들어있다. 기대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않는 멘티들을 불합격시키는 멘토들의 마음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로 깊은 아쉬움이 묻어난다.

가장 드라마틱한 합격을 한 김시은의 경우를 보자. 심한 긴장감으로 그녀는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가사를 잊어버리고 급기야 세 번째 도전에서조차 실수를 이어간다. 그러나 윤상의 조언인 ‘허밍’으로 노래를 이어가고 노래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포기와 좌절감을 고음에 담아 마침내 가창력을 폭발시켰다.

불합격이 당연해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끝까지 가져간 그녀의 뚝심, 그리고 멘토들의 진정성이 담긴 배려는 앞으로 위탄이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김시은은 “앞으로 재미있게 이 오디션을 계속하고 싶은” 이승환의 바람대로 합격을 했다.

거액의 우승 상금, 매주 이슈메이커가 되는 기회, 가수라는 꿈을 향해 초고속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이 여기 있다.

그 문을 열기 위해 오디셔너들은 하루 만에 노래 한 곡을 마스터해야 하기도 하고, 프로 가수들도 해내기 힘든 미션들을 소화해낼 각오도 해야 한다.

같은 대조군에서 실패하면 ‘탈락’이라는 벼랑 위에 서야만 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오디셔너들은 실패를 맛봐야 한다. 잘 해도 자기의 능력 이상을 넘지 못하면 실패다. 극찬을 받았지만 다음 무대에서는 탈락이 될 수도 있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도 다음 무대에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오디션의 세계다.

이 승패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바란다.

방송 흥행도 좋고, 감동도 기적도 좋다. 단지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도전’을 선택한 그들. 우리는 그들이 ‘오디션은 그야말로 오디션일 뿐이고 그 한계에서 실패했다고, 또는 성공했다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은 이미 자기 자신에게 도전 했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온 열정을 바칠 준비를 한 청춘들이다. 그 도전에 혹여 실패가 있다 해도 모두가 격려와 영광의 박수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현재 위탄은 70개팀에서 34개팀을 가리며 '위대한 캠프' 최종 미션을 마친 상태다. 그리고 다음 주 방송예고 편에서 보여준 오디셔너들의 폭발적인 무대는 그들이 또 어떤 비약적인 성장과 도전을 하고 있는지 자못 흥미를 갖게 한다.

슈스케3가 끝나도 우리들의 금요일 저녁은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파이널 우승자가 누구냐’라기 보다는 ‘누가 어떻게 성장을 해서 우승자가 되는지’가 보고 싶은 수많은 시청자들에 의해 위탄2의 ‘따뜻한’ 정체성은 더욱 확고해져 갈듯 하다.

장행중 기자 (helix99@paran.com)


장행중 기자 ㅣ 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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