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미래와 ‘2011 국내 음악 시장’의 변화

- K-POP, 분명 희망이지만 극복의 대상

전 세계 팬들이 K-POP에 바람났다. 이 바람은 커버댄스를 타고 덩실덩실 전 세계에 퍼졌다. 이로 인해 K-POP은 한류를 대변하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 2000년대 초중반 드라마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는 K-POP의 ‘신 한류’로 탈바꿈했다.

K-POP은 한국이 문화 약소국에서 강국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80~90년대 외국의 선진 문화를 흡수, 소비하던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제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내다 파는 생산자로 주체가 바뀌었다.

팝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낙관하는 전망도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가요계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며 애써 평가 절하했던 아이돌이 K-POP을 이끄는 주축돌이 됐다.

올해 가요계는 지속 발전 가능한 K-POP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해다. 또한 우후죽순 생겨나는 아이돌 그룹들이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먼저 해외 팬들이 K-POP을 좋아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략 3가지로 압축된다.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정확한 집단 군무와 체계화된 시스템, 들었을 때 거부감 없는 대중화된 음악 등을 들 수 있다.

일본 내 K-POP 관련 ME PLUS 지민수 대표는 “일본의 10대 팬들이 이렇게까지 열광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많다”며 “그동안 K-POP이 드라마 OST를 통한 우리 엄마, 이모가 듣는 음악에서 10대들의 음악으로 전이됐다. 이는 K-POP의 힘”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J-POP과 K-POP으로 구분될 만큼 현지 입지가 대단하다는 평가다. 카라, 소녀시대의 올 연말 NHK ‘홍백가합전’ 출연 확정만 봐도 K-POP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단점도 눈에 띈다. 다량의 물량공세가 계속될 경우 K-POP에 의한 K-POP의 위기가 자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음악적이고 비주얼적인 식상함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다. 분명 유리한 환경에 있지만 차별화 없이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가게 되면 우리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OP이 특성화된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향후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많은 가요계 관계자들은 K-POP의 장수 비결과 관련 “현지 문화에 적응하는 현지화 전략과 언어 구사 능력은 필수”라면서 “K-POP 가수들이 대거 나와 공연하는 합동 콘서트 형식이 아닌 현지 공연 기획사와 협력, 공유하는 특성화된 단독 콘서트를 많이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예능/오디션 프로그램 음원의 공습

올해 가요계는 K-POP이 분명 대세였지만 각종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음원들의 공습도 무서웠다.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비롯해 ‘무한도전’, 엠넷 ‘슈퍼스타K3’ 등의 음원들이 가요계 음원시장을 점령했다.




<대한민국 공인차트 가온차트가 2011년 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집계한 디지털 종합차트에 따르면 1위는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빅뱅 지드래곤과 개그맨 박명수가 불렀던 ‘바람났어’가 차지했다.

이는 올 하반기 최고 히트곡인 걸그룹 티아라의 ‘롤리폴리’(Roly Poly. 가온차트 2위)를 넘어선 것으로 가요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나가수’의 원조 멤버 김범수가 ‘서로의 노래 바꿔부르기’ 경연에서 불렀던 이소라의 ‘제발’이 3위를 기록, 예능과 오디션 열풍이 가져온 가요계 파급력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음원들의 인기는 주목할 만한 신인 가수들의 탄생을 주춤거리게 만들었고, 결국 전체적인 가요계 위축을 불러왔다.

또 빅뱅, 2NE1, 리쌍 등 힙합 가수들과 장기하와 얼굴들, 10cm로 인한 인디 바람, KBS 2TV ‘서바이벌 TOP 밴드’를 통해 록 장르의 부활을 가져왔지만 기존 발라드 가수들의 활약은 과거에 비해 미미했다.

1년 전만 해도 가수 지나와 씨스타, 걸스데이 등 걸출한 신인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지만 올해는 수적 증가에 비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의 대중성을 겸비한 신인들의 탄생이 지난해보다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국내 가요시장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신인들은 기존 가수들을 포함해 각종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음원과 경쟁해야 하고, K-POP을 이끌고 있는 아이돌은 非 아이돌과 또 다른 경쟁을 펼쳐야 한다. 힙합과 록, 발라드 등의 장르들은 아이돌의 전유물인 댄스 음악을 뛰어넘어야 부담감을 안게 됐다.

- K-POP 영향으로 음반 시장도 모처럼 활기

음원에 비해 음반 시장은 그동안 침체의 길을 걸었다. 10만 장을 넘기면 대박이라고 할 정도로 음반 시장은 점차 사양 산업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K-POP의 영향으로 인해 음반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슈퍼주니어를 비롯해 동방신기, 소녀시대, JYJ 등이 일찌감치 1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고, 이미 10만 장을 넘긴 앨범만 9장에 달한다. 올 연말까지 앨범 판매 수치를 더한다면 10만 장 이상 나간 앨범은 10장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그동안 감소하고 있던 음반 판매량에 비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졌다. 일본의 대표적인 가수 아무로 나미에가 5~6만 장에 그친 반면 소녀시대는 10~20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이와 관련 지민수 대표는 “일본 음반 시장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점점 쇠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아무로 나미에와 소녀시대의 음반 판매량을 보듯 K-POP 영향으로 분 ‘신 한류’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K-POP은 분명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됐지만 아무 준비 없이 해외 진출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 수명은 점점 단축된다. 향후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안우 마이데일리 기자(naw@mydaily.co.kr)




남안우 기자 ㅣ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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